[슈가총공] 성의 노예






W . 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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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아, 아저씨랑 어디 좀 가자.





처음 아저씨를 따라서 그곳으로 가던 날, 유독 많은 비가 내렸다. 무언가를 암시하듯이 큰 굉음이 귓가를 울렸다. 곧 빠르게 움직이던 바퀴의 속도가 점점 줄어들었고, 이내 큰 저택 앞에서 멈춰 섰다. 차 문을 열자 비에 흠뻑 젖어서 질척 거릴 것 같은 흙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고, 고개를 들었을 때는 큰 대문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무언가 이상한 느낌에 내리기를 거부했다. 내가 원하던 그런 곳이 아닌 것 같아서. 그제야 전에 한 남자가 얘기했던 말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넌 네가 원하는 곳을 갈 수 없어. 그렇다. 난 지금 이곳을 원하지 않는다. 아저씨 손에 이끌려 들어간 저택 내부는 방이 참 많았다. 그리고 그 방에서는 이상한 비명이 가득 들려왔다. 그때부터 이곳에 발을 들였다는 것에 대해 겁이 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한 남성이 위층에서 내려와 나와 아저씨 앞에 섰다. 아저씨에게 나에 대한 설명을 들은 남자가 내 턱을 잡고는 이리저리 살피는데, 그게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만약 아저씨가 뒤에서 내 등을 토닥여주지 않았다면 한 대 때렸을지도 모를 것 같다. 아저씨는 그 사람에게 내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다. 그 사람은 나에게 이름,이라며 짧게 물어왔고 나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무서움인지 긴장감인지, 갑자기 휩싸이는 이상한 기분이 내 입을 막아버렸다. 내 모습을 가만히 보던 남성이 이내 귀찮다는 듯이 눈에 살기를 띄고는 나와 시선을 마주치며 다시 물어왔다.






마지막이야, 이름.


... 전정국이요..


괜찮네, 이름.






그는 내 팔을 붙잡고는 아저씨에게 가보라고 손짓을 했다. 순간적으로 아저씨의 옷깃을 잡고는 그 사람을 올려다봤다. 그러고는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왠지 아저씨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결국 남성은 아저씨를 나와 같이 한 방으로 데리고 갔다. 그 사람이 아저씨에게 몇 가지를 말하고는 이내 비명이 들리던 방으로 들어갔다. 아저씨는 침대에 앉아서 몸을 덜덜 떠는 내 어깨를 품에 안아줬다. 미안하다는 아저씨의 말에 물기가 젖어 있음이 느껴져서 물을 수 없었다. 왜 나한테 거짓말을 한 거냐고. 그래서 그냥 아저씨 손을 붙잡고 잠에 들었다. 눈을 감기 전 내가 잠이 들면 아저씨가 갈 것이라고 대충 예상은 했지만, 정말 다음 날이 돼서 눈을 떴을 때, 아저씨는 옆에 없고 나만 좁은 방에 덩그러니 누워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누군가 내 방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전정국? 그가 내 이름을 불렀고, 나는 그냥 고개만 대충 끄덕였다. 대답을 할 기운도 없었다. 밥을 안 먹은지 오래지났기 때문에 배에서는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계속 났지만, 목소리는 그렇지 못 했다. 내가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안 남자가 자신에 대한 소개는 해주지 않고 나를 데리고 주방으로 데리고 갔다. 빵 몇 개를 건네주고는 다시 나를 방으로 데리고 온 남자가 내 앞에 마주 앉아서는 날 보며 씩 웃었다.






어려 보이네, 나는 정호석이야.


18살, 18살이에요.


아직 어리네, 나는 23살, 그냥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






내가 천천히 빵을 먹는 동안 호석이 형은 무언가 불안하다는 듯이 갑자기 시계를 여러 번 보더니 내 손에서 빵을 뺏어 탁자에 놓고는 나를 잡아끌었다. 빵은 다녀와서 먹자, 늦었어. 형에게 이끌려 간 곳은 지하로 가는 계단이었다. 어두운 곳. 내가 싫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형은 바로 불을 켜주고는 나를 데리고 계단을 내려갔다. 내려갔을 때,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코를 찌르고 들어오는 냄새, 여기저기서 들리는 비명. 어제 들었던 비명과는 차원이 다른 소리였다. 지하에는 3명의 사람이 있었다. 이상한 약을 주입 당하고 있는, 당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거다. 그들의 몸은 의자 이곳저곳에 묶여 있었으니까. 형은 내 등을 떠밀어서 더 깊게 안으로 들어갔다. 형이 세운 방문에는 샤워실이라는 푯말이 붙어있었다. 씻고 나와, 안에 옷도 있을 거야. 형의 설명에 빨리 이 냄새를 벗어나고 싶어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욕실은 잠을 잤던 방보다 편하게 느껴졌다. 따뜻한 물이 담겨있는 욕조에 들어가서 눈을 감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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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법이 아직도 먹히는구나.






잠이 든 정국을 보며 자신도 어이가 없긴 없는지 픽 웃은 호석이 벽에서 삐- 소리를 내며 하얀 연기를 내뿜고 있는 기계를 멈췄다. 정국의 몸을 물 밖으로 꺼내서 수건으로 대충 닦은 호석이 옷을 입히고는 샤워실 밖으로 정국을 데리고 나왔다. 의자에 묶여 있던 남자 셋은 언제 풀려났는지 자신들이 할 일을 하고 있었다. 남자들이 앉아있던 자리에 정국을 앉힌 호석이 서랍을 열어서 팩을 하나 꺼내고는 주사기에 달려있는 줄과 연결을 했다. 분홍색 액체가 가득 차 있는 비닐팩. 정국의 팔뚝에 주사기를 꽂은 호석이 약이 주입되는 속도를 조절하고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서둘러 1층으로 올라갔다. 부르셨습니까? 어제 온 걔는. 지하에 있습니다. 짧게 대화를 나누던 호석이 정국이 일어나면 방으로 데리고 오라는 남성의 말에 알겠다고 대답을 한 뒤, 다시 지하로 향했다. 뭐 해. 정국의 근처에서 신기하다는 듯이 얘기를 하며 구경하는 셋을 보며 뭐 하냐고 물은 호석이 그들의 사이로 들어갔다. 수면제가 깊게 들어가지 않은 건지 정국은 이미 눈을 뜨고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






무슨 인사를 하냐, 김태형.


아, 어때요, 인사하는 게...


둘이 그만 좀 싸우지? 진짜 지겹다.






김태형이라 불린 남성은 정국의 손가락 하나를 잡고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고, 그에게 타박을 준 남성은 이제 관심이 없다는 듯이 벽 쪽으로 가서는 앉았다. 남준아, 석진이 형은? 벽에 기대앉은 남성에게 남준이란 이름을 사용하며 부른 호석이 다른 남성을 찾아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아직 안 왔어. 남준의 대답에 그래?라고 대답한 호석이 정국을 풀어주고는 팔목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침 흐른다. 약의 효과가 점점 오는지 멍한 눈빛으로 침을 줄줄 흘리는 정국을 보며 휴지를 건넨 호석이 1층으로 향하려고 몸을 움직였다. 어디, 가요? 정국의 물음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을 회피한 호석이 계단을 올라 3층으로 향했다. 3층은 복도가 있는 다른 층과는 다르게 계단 끝부분에 바로 문이 하나 있었다. 주인님, 데리고 왔습니다. 남성에게 주인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호석의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 거린 정국이 이내 남았던 정신마저 풀려버리는 기분에 머리를 빠르게 흔들었다. 가만히 있어. 들어오라는 주인의 말에 정국의 머리를 꽉 잡아서 움직이지 못 하게 만든 호석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형...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무서운데, 무서워요...


쟨 신경 쓰지 말고, 앉아.






방으로 들어간 정국의 시선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한 남자였다. 눈은 검은 천으로 가려져 있었고,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몸에는 천장에 매달린 양초에서 촛농이 떨어지고 있었다. 온몸은 밧줄에 매달려 이리저리 몸만 비틀고, 막힌 입에서는 억눌린 신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처음 본 정국의 지래 겁을 먹고는 가까이 와서 앉으라는 남성의 말에도 호석의 뒤에 숨어 몸을 덜덜 떨었다. 주인님이 오라고 하시잖아. 당황한 표정으로 천천히 정국을 타이른 호석이 직접 주인의 앞으로 정국을 데리고 가서는 자리에 앉혔다. 걘, 풀어주고 데리고 나가. 남성은 호석에 의해서 입이 자유로워 지자 주인인 남성의 이름을 부르며 욕을 내뱉었다. 민윤기, 좆같은 새끼야. 호석과 남성이 나간 방에서 정국은 윤기라고 불렸던 남성에게 자신이 할 일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자신이 이곳에 노예로 팔려 왔다는 것을 안 정국은 밀려오는 배신감에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그런 정국을 보며 윤기는 할 말이 끝나자 바로 정국에게 나가서 호석을 찾아가라는 말을 남기고는 방안에 있는 또 다른 문을 열고는 그 속으로 들어갔다. 가만히 그 방을 바라보던 정국이 밖으로 나와 1층으로 내려와 호석을 찾아 다시 지하로 내려갔다. 호석은 보이지 않고 아까 봤던 남자 셋만 있는 모습에 천천히 다가간 정국이 약물을 정리하고 있는 남자의 곁으로 다가갔다. 아까 태형이라 불렸던 남성은 정국에게 이것저것을 물으며 자신의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태형의 질문이 끝이나 자 약물에 대해 물은 정국이 태형의 대답에 눈을 크게 뜨며 뒷걸음질을 치다가 누군가에게 부딪혔다.






아, 그 약, 환각제야.


도망치려는 건 아니지? 어차피 나가지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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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 나이 모름.


ㄴ 저택의 주인이자, 모든 노예들의 주인.





전정국 , 18살


ㄴ 고아, 노예로 저택에 팔려왔음.





정호석 , 23살


ㄴ 저택의 도우미 역할. 처음 온 노예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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