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진] 경찰과 도둑의 숨바꼭질




뷔진 ; 팬픽




W . 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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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나온 거 있냐? "



계속 이어지는 수사에 지쳤는지 피곤에 찌든 얼굴을 한 지민이 병실로 들어왔다. 몸을 일으킨 태형이 침대 헤드에 등을 기댄 상태로 지민을 바라봤다. 침대 아래에서 간이침대를 꺼내 누운 지민이 말도 말라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지민의 반응에 고개를 간이침대가 있는 쪽으로 뺀 태형이 잠들기 직전인 그를 계속 바라봤다. 그렇게 본다고 뭐 안 나온다.



" 아니 수사를 했으니까 말을 하지 말라는 거 아니냐? "

" 남성 한 명 빼고는 전부 사라진 상태였어. "

" 그래서 그 사람이 뭐래? "



너 같으면 죽은 사람이 말을 하겠냐. 지민의 말에 눈을 크게 뜬 태형이 좀 제대로 얘기 좀 해보라며 팔을 뻗어 그를 억지로 일으켰다. 전정국한테 물어봐, 나도 걔한테 듣고 오는 길이니까. 지민은 남성이 죽은 상태로 발견된 것 말고는 아는 게 없는지 계속 물어봤자 할 얘기 없다며 태형에게서 시선을 돌리고는 다시 침대 위로 누웠다. 피곤해서 그런지 곧바로 잠이 드는 지민에 태형도 다시 뒤로 몸을 뉘었다.



" 뭔가, 골치 아픈 사건이 굴러들어온 기분인데. "

" 딱, 그거 정답이다, 이 새끼야. "

" 야 너 눈에 그 그림자는 뭐냐. "



내가 너 때문에 무슨 고생을 했는지 아냐? 지민과 나란히 누워서 자던 태형이 30~40분 정도가 지나자 큰 소리를 내며 열리는 병실 문에 몸을 벌떡 일으켰다. 잠을 거의 못 잤는지 눈가에 다크서클이 가득한 정국의 눈에 태형이 입을 떡 벌렸다. 손을 뻗어 태형의 턱을 쳐서 입을 다물게 한 정국이 침대에 걸터앉았다. 남자가 죽은 상태로 발견됐다는 건 무슨 얘기냐?



" 너 쉬라고 하고 박지민도 처리할 일 있다고 해서 형 데리고 갔었거든? "

" 아, 나 엄청 싫어하던 형사? "

" 어. 암튼 그 형이랑 갔는데, 집 앞에서부터 냄새가 나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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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형이 같이 좀 가줘요. "

" 네 친구 일인데, 그걸 내가 왜 가냐. "



집 주소를 경찰수첩에 대충 휘갈겨 쓴 정국이 빨리 움직이자는 생각으로 다른 형사팀 구역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는 형사인지 망설임 없이 걸어간 정국이 금방이라도 잠들 것 같은 표정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형사의 목에 팔을 걸었다. 혼자 갔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라고요. 지금 나보고 네 방패 좀 해달라는 거냐? 신경질을 내며 거부의 의사를 표하는 형사에 정국이 통하지도 않을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 아, 윤기 형, 같이 좀 가줘요. "

" 걘 뭘 하길래 네가 나서서 이러는데. "

" 어깨에 칼 꽂혀서 병원에 입원했잖아요. "



태형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리를 들은 윤기가 어? 하며 정국을 향해 몸을 돌렸다. 대충 상황을 설명한 정국이 윤기를 빤히 바라봤다. 형, 뭐 아는 거 있죠. 정국의 물음에 뭔가를 생각하던 윤기가 아니라며 고개를 흔들고는 같이 가주기만 하면 되는 거냐며 질문과 전혀 상관없는 질문을 던졌다. 자신이 했던 질문은 이미 잊었는지 정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정리를 하고 있는 사건을 뒤로 미룬 윤기가 정국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 여기야? "

" 사람이 안 사는 것 같지 않아요? "

" 안에 불은 켜져 있는데? "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차있는 우편함과 바람에 끼익- 끼익-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대문에 윤기와 정국이 걸음을 빨리 옮겼다. 1층은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지 자물쇠로 문이 잠겨있었다. 결국 발걸음을 옮겨 2층으로 올라간 정국과 윤기가 열려있는 문에 허리춤에 차고 있던 총을 손에 들고는 서로 신호를 주고받았다. 정국이 발로 문을 차서 열자 윤기가 잽싸게 안쪽으로 총을 겨눴다. 아무도 없는 걸까요? 



" 일단 들어가자. "

" 아까부터 시체 썩는 냄새나지 않아요? "

" 미안, 나 감기 걸려서 잘 모르겠다. "



정국이 시체 썩는 냄새가 난다고 하자 코가 막혀서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답한 윤기가 먼저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먼지 쌓인 것 봐라. 바닥 가득한 먼지에 결국 신발을 신고 들어간 정국과 윤기가 일단 거실을 쭉 둘러봤다. 바닥에는 비어있는 컵라면 용기들이 가득 널려있었고, 가구들에도 바닥과 마찬가지로 먼지가 가득 내려앉은 상태였다. 3개 정도 보이는 방에 하나씩 보기로 한 정국과 윤기가 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뭐야, 방에 왜 아무것도 없냐. "

" 형, 거기도 비어있어요? "

" 거기도? 무슨 이런 집이 다 있냐. "



정국과 윤기가 확인한 방 둘 다 사람이 전혀 살지 않았던 것처럼 아무것도 없이 깨끗한 상태였다. 방을 좀 더 둘러보는 정국을 뒤로하고 남은 방의 문을 연 윤기가 안을 확인하자마자 보면 안 될 것을 봤다는 듯이 움직임을 멈췄다. 왜 그래요, 형? 정국이 다가오자 윤기가 손바닥을 보이며 오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정국을 못 오게 한 윤기가 다시 방문을 닫고는 자신이 속해있는 형사팀 팀장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왜 그러는데요?



" 네가 지금까지 봤던 것들 상상 그 이상이니까 열어 볼 생각도 하지 마. "

" ... 사람이 죽어 있다는 거예요? "

" 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죽은 건 맞는데... "



말 끝을 흐리는 윤기에 정국이 궁금증을 못 참겠다는 듯이 무작정 방문을 열어젖혔다. 전화를 받은 팀장에게 상황 설명을 하던 윤기가 뒤늦게 그 모습을 발견한 윤기가 다급하게 정국의 어깨를 붙잡고 방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미 방안을 확인했는지 정국의 눈은 크게 떠져있었다. 정국이 본 방안은 이상한 점이 가득했고, 정말 봐서는 안 됐을 것도 있었다. 아무것도 없었던 두 개의 방에 있던 모든 가구들을 옮겨둔 것인지 방안은 빈 공간이 없이 빽빽했고, 그 가구들 사이로 죽은 지 10일은 족히 넘은 것 같은 남성의 시체가 매달려 있었다.



" 일단 넌 서로 돌아가, 여긴 우리가 처리할게. "

" 아니, 형, 그래도. "

" 빨리. 걔한테도 가서 알려주고. "



윤기의 만류에 결국 정국이 차로 향했다. 차에 올라탄 정국이 아까의 장면이 떠오르는지 핸들에 머리를 박았다. 3분 정도가 흘렀을까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울리는 벨 소리에 정국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박지민. 지민의 이름 석자가 보이자 전화를 받은 정국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아니, 너 거기 집 갔다며. 지민의 말에 정국이 간다고 말하고 오는 것을 깜빡했었는지 아- 하며 짧게 앓는 소리를 냈다.



' 그래서 뭐 발견한 거 있어? '

" 나 서에 들렸다가 갈 테니까, 먼저 김태형한테 가 있어. "

' 왜 무슨 일 있는 거야? '

" 집 안에서 시체가 발견됐어. "



그렇게 지민은 제대로 된 설명도 듣지 못 한 상태로 태형의 병실로 온 것이고, 태형은 믿도 끝도 없는 말에 정국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정국의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태형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에 미간을 찌푸렸다. 방안에 있는 물건을 왜 다 옮긴 거지? 태형의 물음에 정국이 그걸 자기도 모르니까 답답하다며 혹시나 윤기에게 연락이 올까 하고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 그래서 그 형이 지금 조사하고 있는 거야? "

" 형도 처음 보는 상황인 것 같더라고. "

" A팀 형사가 처음 보는 거면, 내가 엄청난 걸 끌어낸 것 같다? "



태연한 태형의 모습에 정국이 넌 철 좀 들라며 그의 허벅지를 때렸다. 악! 태형의 고통이 가득한 소리에 놀라서 깬 지민이 무슨 일이냐며 허둥지둥 거렸다. 잘 잤냐? 정국의 물음에 언제 왔냐고 물은 지민이 눈꼬리에 눈물을 달고 있는 태형을 바라봤다. 방금 왔어. 오자마자 아픈 애를 때리냐. 지민의 타박에 얘가 잘못한 걸 어쩌냐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는 정국이었다.



" 우리 집에 혹시 또 오지 않을까? "

" 누가? "

" 김석진. "



어떤 도둑이 미쳤다고 형사가 사는 집에 또 찾아오냐. 지민이 팩트를 말하자 정국과 태형이 크게 웃으며 그의 말에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밌냐? 웃고 떠들던 세 사람이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동시에 병실 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 팀장님? 전정국, 넌 뭘 하고 돌아다닌 거야. 들어오자마자 잔소리를 하는 팀장에 정국이 듣기 싫다며 귀를 틀어막았다. 팀장님, 제 걱정부터 해주셔야죠.



" 넌 빨리 출근할 생각이 나 해, 너 때문에 형사팀 싹 다 뒤집혔어. "

" 제 어깨에 칼이 꽂힌 게 그렇에 이슈입니까? "

" 그게 아니라, 그 김석진인가 뭔가 하는 놈 때문에. "



언제 봤다고 김석진한테 놈이라고 하시는 겁니까. 자신의 말에 욱하는 태형의 반응을 본 팀장이 동그란 머리통을 세게 내리쳤다. 넌 얼마나 잘 알고 있다고 그러냐. 팀장의 격한 반응에 무슨 일인지 얘기나 좀 해주고 그러라며 태형이 울상을 지었다. 상황 설명을 아직 안 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팀장이 태형을 때린 부위를 살살 쓰다듬었다. 내가 아는 건 이거 하나야, 김석진인가 걔 여동생이 사라졌다는 거.



" 여동생이오? "

" 그래, 동생 찾겠다고 난리를 치더니 학교도 안 나오고 있는 거고. "

" 아니, 주변에 널린 경찰을 두고 왜. "



그것만 이상하냐? 그 집도 이상한 게 널렸는데? 팀장이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자 정국이 음료수라도 한 병 마시라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따뜻했던 병실에 찬 공기가 돌자 그제야 잠이 다 깼는지 아무 말없이 앉아있던 지민이 팀장을 바라봤다. 집에 사채 같은 건 없어요? 안 찾아봤어? 역으로 묻는 팀장에 지민이 그걸 자기가 왜 찾냐며 정국에게로 화살을 돌렸다. 넌 안 찾아봤냐? 팀장의 손에 음료수 병을 넘긴 정국이 지민의 어깨를 툭 쳤다.



" 당연히 찾아봤지, 근데 그런 건 없었어. "

" 그럼 단순 납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건가? "

" 단순 납치라고 하기에는 살인 사건까지 있으니... "



점점 복잡해지는 상황에 태형이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야, 왜 그러냐. 걔, 이상한 짓이라도 하고 다니는 거 아니겠지? 태형이 고민하고 있던 게 고작 저런 거라는 걸 생각하니 정국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너, 진짜 반했냐? 정국의 물음에 그걸 말이라고 하냐며 눈을 흘긴 태형이 팀장을 바라봤다. 찾을 수 있겠죠? 네가 빨리 일어난다며? 태형의 어깨를 두어 번 주무른 팀장이 먼저 가보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국이 배웅을 하고 오겠다고 따라나가자 태형과 지민이 다시 동시에 침대 위로 누웠다. 



" 팀장님, 뭐 나온 게 더 없는 겁니까? "

" 더 이상, 김태형한테 아무것도 물어다 주지 마라. "



갑자기 표정이 확 바뀌는 팀장에 정국의 눈에 물음표가 떠다녔다. 아깐 태형에게 희망을 주는 것처럼 행동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정국에게는 아무런 정보를 가져다주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을 했다. 정국이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팀장이 여기서부턴 자기도 말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정국의 낯빛이 어두워지자 쓰게 웃은 팀장이 태형에게 잘 둘러대라고 하며 걸음을 옮겼다. 몇 발자국 걸어간 팀장이 다시 걸음을 멈추자 정국이 그를 바라봤다.



" 김태형, 지금도 위험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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